중국판 AI 순환 투자 의혹 — 유니트리 로보틱스 IPO의 이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가 2026년 8월 상하이 증시에 상장하며 주가가 최대 629% 폭등했다. 종가 기준 460% 상승으로 마감한 이번 IPO에서 유니트리는 61억 위안(약 9억 400만 달러)을 조달했으며, 기업가치는 약 500억 달러로 평가됐다.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한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 상장사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누가 로봇을 사는가
화려한 수치 이면에는 파이낸셜타임스(FT)가 주목한 독특한 구조가 자리한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들은 상당량의 로봇을 국가 지원 훈련 센터에 판매한다. 이 센터에서는 사람이 원격 조작(teleoperation)으로 로봇에게 물리적 동작을 '가르치고', 수집된 훈련 데이터를 다시 제조사에 되판다. 지방 정부와 제조사가 공동으로 센터 운영비를 대는 구조다. 2026년 6월 기준 이런 센터는 전국에 90개 이상 운영 중이며, 5분짜리 로봇 동작 훈련 데이터의 가격이 최대 100만 위안(약 1억 4,800만 원)에 달한다.
순환 구조의 실태
이 모델이 제조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또 다른 로봇 제조사 레주(Leju)의 경우 주력 로봇 판매의 45%가 훈련 센터에서 나왔다. 유니트리는 더 심각하다 — 2025년 1~9월 휴머노이드 부문 매출의 거의 4분의 3이 교육·연구 목적 수요, 즉 국가 지원 생태계에서 발생했다. 인터랙트 어낼리시스(Interact Analysis)의 애널리스트 포에 자오(Poe Zhao)는 "독립적 수요와 정책 지원 생태계 내에서 창출된 수요 사이의 경계가 흐려진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품질과 밸류에이션 논란
훈련 데이터의 실제 품질도 의문이다. 인터랙트 어낼리시스의 마르코 왕(Marco Wang)은 해당 데이터가 "100% 유용하지는 않다"고 밝혔는데, 로봇이 실제 환경이 아닌 훈련 시설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이다. 한 센터 관리자에 따르면 8시간 훈련 중 실제 활용 가능한 시간은 2~3시간에 불과하다. 밸류에이션도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니트리의 주가수익배수(PSR)는 매출의 35.89배로, 홍콩 경쟁사들의 약 20배를 크게 웃돈다. 유니온 방케르 프리베(Union Bancaire Privée)의 베이-선 링(Vey-Sern Ling)은 "주가 급등에 명백한 펀더멘털 근거가 없다"고 단언했으며, FT는 초기 투자자들이 이미 엑시트를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과의 닮은꼴, 그리고 베이징의 의도
이 구조는 엔비디아(Nvidia)가 AI 기업에 직·간접 투자하며 자사 칩 수요를 부풀린다는 비판과 유사하다. 젠슨 황 CEO는 이런 투자가 빠른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기반 조성이라고 반박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시장 규모를 과장하는 자기충족적 수요 창출이라고 본다. 중국 정부 역시 같은 논리로 로봇 산업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이번 IPO 물량의 약 20%는 전략적 투자자에게 배정됐다. 국가가 산업을 키우는 방식과 시장이 그 가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유니트리의 상장은 그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고 있다.
원문: THE DECO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