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임신 상담 질문에 낙태반대 사이트 무단 연결… 4건 중 1건 이상

2026-09-28 · THE DECODER

주요 AI 챗봇들이 원치 않는 임신을 겪는 사용자에게 낙태반대 단체 웹사이트를 이념적 편향을 밝히지 않은 채 정기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음. 유럽 기반 미디어 감시 단체 AlgorithmWatch가 ChatGPT·Gemini·Grok·Claude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차국가 조사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조사 설계와 핵심 수치

연구팀은 원치 않는 임신 상황에 처한 세 가지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 영어·독일어·이탈리아어로 질문을 던졌음. ChatGPT-5(OpenAI), Gemini 3(Google), Grok 4.3(xAI), Claude Sonnet 4.8(Anthropic)이 생성한 총 270개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적어도 4건 중 1건(25% 이상)에서 낙태반대 성향 웹사이트로의 링크가 포함됐음. 챗봇들은 공식 보건 기관과 이념적으로 편향된 단체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았다.

가장 자주 등장한 단체, Profemina

전체 응답의 약 17%에서 Profemina라는 단체가 등장했음. AlgorithmWatch에 따르면 Profemina는 미국 최대 낙태반대 네트워크 중 하나인 Heartbeat International과 연계된 조직임. 그러나 대부분의 대화에서 챗봇들은 이 연관 관계를 밝히지 않았음. ChatGPT는 추가 질문을 받은 뒤에야 Profemina가 "중립적인 의료 출처가 아니며 낙태를 강한 도덕적 심사 아래 두거나 억제하는 입장"이라고 인정했음.

Gemini는 한 대화에서 Profemina를 다섯 차례 링크하고 해당 단체의 그래픽까지 공유한 뒤, 같은 대화 내에서 그 출처에 대해 경고를 내놓는 모순된 행동을 보였음. Claude도 유사하게 경고와 링크를 동시에 제공했음. 독일어 질문의 33%, 이탈리아어 질문의 29%에서 개인 경험을 묻는 질의에 Profemina 링크가 포함됐음. 해당 단체는 AlgorithmWatch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음.

독일 사용자는 법적 효력 없는 상담소로 안내

독일어 대화 12건 중 11건에서 챗봇들은 임신 상담 기관으로 Caritas를 추천했음. 그러나 독일 법률상 임신 12주 이내의 합법적 낙태를 위해서는 공인 상담 기관이 발급하는 상담 증명서가 반드시 필요한데, Caritas는 이 증명서를 발급할 수 없음. 결국 Caritas를 먼저 찾은 사람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법적 기한을 놓칠 위험이 있음. ChatGPT는 Caritas를 의무 상담 기관으로 Pro Familia와 동등하게 나열하며 "공인된" 기관이라고 소개했음. AlgorithmWatch는 Caritas의 방대한 온라인 존재감이 검색 노출과 챗봇 학습 데이터 모두에서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을 지적했음.

왜 이 문제가 심각한가

챗봇 응답은 겉으로 공감적이고 균형 잡혀 보이며, 링크도 신뢰할 만한 것처럼 표시됨. 사용자는 이념적 편향을 알아챌 단서 없이 의료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황에 놓임. 특히 시간이 촉박한 임신 초기에 잘못된 상담 경로로 안내될 경우, 법적 선택권 자체를 행사할 기회를 잃을 수 있음. 이번 조사는 AI 챗봇이 의료 정보를 다룰 때 출처의 이념적 성격을 명확히 고지해야 하며, 각국 법적 요건에 맞는 정확한 기관 안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음.

원문: THE DECO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