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앤트로픽 블랙리스트 지정은 위법"…트럼프 행정부 보복 조치에 제동

2026-08-28 · AI타임스

미국 법원이 앤트로픽에 대한 미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 지정과 연방기관 사용 금지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리타 F. 린 판사는 2026년 8월 27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이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공급망 위험 지정이 충분한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며 앤트로픽의 손을 들어줬다.

왜 블랙리스트에 올랐나

사태의 발단은 앤트로픽과 미 정부 간 군사 목적 AI 활용 범위를 둘러싼 충돌이었다. 앤트로픽은 자사 AI 기술이 미국인 대규모 감시인간 통제 없는 자율 무기 운용에 사용되지 않도록 제한 조항을 요구했다. 미 정부는 이를 국가안보를 저해한다며 거부했고, 협상이 결렬되자 국방부는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협 기업'으로 지정한 뒤 연방기관의 앤트로픽 제품 사용을 전면 차단했다.

법원의 판단: 보복이자 절차 위반

린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번 조치가 실제 안보 위협 근거보다 "정부를 비판한 앤트로픽을 본보기로 삼으려는 의도"에 기반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수정헌법 제1조(표현·언론의 자유) 위반에 해당하는 보복 행위이며, 공급망 위험 지정 전에 기업에 보장해야 할 절차를 생략해 수정헌법 제5조상 적법절차 권리도 침해했다고 판시했다. 또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결정이 관련 법률 체계를 벗어난 자의적·부당한 처분이었다고도 명시했다.

판결의 범위와 한계

이번 판결이 앤트로픽의 정부 사업을 즉각 복원하도록 명령하는 것은 아니다. 린 판사는 "국방부가 법적으로 허용되는 절차에 따라 앤트로픽 제품을 사용하지 않거나 다른 AI 공급업체로 전환하는 것까지 막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즉 정부가 앤트로픽과 반드시 거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해 제재하는 이번과 같은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법원은 지난 3월 이미 별도 명령으로 금지 조치 시행을 유예해 둔 상태였으며, 국방부는 7월 법정에서 9월 30일까지 단계적 축소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앤트로픽의 입장과 남은 소송

앤트로픽은 성명에서 "공급망 위험 지정이 불법이었다는 점을 인정한 데 환영한다"며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AI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생산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이번 캘리포니아 연방법원 소송 외에도 워싱턴 연방항소법원에서 별도로 이의를 제기 중이다. 다만 항소법원은 지난 5월 심리에서 법원이 정부의 공급망 위험 판단을 법적으로 재검토할 수 있는지를 놓고 앤트로픽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왜 중요한가

이번 판결은 AI 기업이 정부 정책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연방 조달 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선례가 될 수 있다. 앤트로픽은 사용 금지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와 AI 기업 간 군사·안보 영역 협업의 경계를 놓고 법적·정책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판결은 행정부의 '보복성 제재'에 사법부가 제동을 걸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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